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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죽다

등록일 2014-11-12 02:01 게재일 2014-11-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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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방 희
어느 날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하니

간밤에 무슨 성도 돌아가시다, 가 뜨고

모르는 여러 사람들이 명복을 빌고 있다

그것 참 나 모르게 내가 죽어 추모되다니

나 말고 또 어떤 이가 내 이름을 썼겠지

뜻밖에 듣는 부음에 내가 나의 명복을 빈다

재미난 시다. 시인이 어느날 컴퓨터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치고 검색을 했더니, 동명이인의 아무개 성도가 죽었다고 뜨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명복을 비는 댓글을 올려놓은 것을 발견하고 황당한 체험을 시로 쓴 것이다. 언젠가 자신도 진짜로 죽을 것이고 다시 검색창에 오를 것이고 누군가가 또 똑 같은 황당한 체험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명복을 빌어보는 뭔가를 생각게하는 재미난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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