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총체예술의 새로운 진화

등록일 2014-11-07 02:01 게재일 2014-11-07 18면
스크랩버튼
▲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예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특히 현대예술이라는 장르는 과거 예술가들이 정의 해 왔던 이론과 주장에 새로운 감각적 요소를 가미하고 창의적 가치관을 담론화 함으로써 누구를 위한 행위이며 무엇을 위한 표현인가에 대한 복잡함을 더해주고 있으며, 급기야 장르의 구분마저도 뒤범벅이 되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예술행위를 `총체예술(Gesamtkunstwer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술관이나 화랑 전시를 자주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전시 오프닝 행사에 맞춰 예술가의 퍼포먼스나 실험적인 무용가의 춤, 음악가들의 연주와 노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전시장에 작품 대신 작가가 자신의 몸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괴상한 몸짓을 하며 관람객들의 호기심과 시선을 끄는 행위는 예술이라는 단순한 양식의 구분을 넘어서 원초적인 감각으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예술행위는 현대 아방가르드 미술의 주요 현상 중 하나로 장르 간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기 위한 행위들로 보아진다. 현대의 예술은 음악과 연극, 무용이 한데 뒤섞여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을 뛰어넘어 동시대 모든 예술들이 융·복합되는 `컨템포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순수하기보다는 상업적이고 깨끗하기보다는 잡다한 오브제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가 하면, 장르의 명확한 구분 없이 애매한 예술행위들이 다 함께 모여 서로 타협하면 표현해내는 것이 현재 예술의 새로운 형태이다.

과거 예술이 가지는 전통적 본질이 모방에서 비롯되었다는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회화나 조각이 주는 재현적 요소는 음악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문학 역시 우리의 삶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광의적 의미에서 보면 모방에 의한 자연의 재현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예술적 표현양식은 다양성과 독창성이라는 새로운 미학적 정체성을 통해 예술이 가지는 본질적 의미를 새롭게 표출해 내는 방식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총체예술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미술이 가지는 존재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창조와 생산이라는 이분법적 의미로 재해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 의미가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와 궁전이라는 제한된 특수 관계에 의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던 과거의 미술이, 이제는 다양한 예술장르의 구분 없는 결합을 통해 다각적인 총체예술로 재구성되어지고 있다. 감상하고 즐기며 수집하던 기능에서 예술을 소비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치관을 찾으려는 행동과 의식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이러한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대의 사회구조 속에서 창의적 예술정신과 표현양식을 찾아 자신의 조형세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고민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예술은 화실과 음악연습실에서 각각 창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예술장르들이 한데 어우러져 미적 가치를 극대화해 우리들에게 감동과 사랑을 선사해 줄 아름다운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과거 새로운 예술분야가 그러했듯이 총체예술 분야 역시 충격과 자극이 수반되어 우리의 미의식에 적잖은 혼돈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혼돈과 자극이 보편화되어지면 우리는 이러한 예술에 쉽게 적응하며 향유하게 될 것이다. 그게 바로 예술이기 때문이다.

아침산책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