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인 수
끈을 문 트렁크 뚜껑이 질겅질겅
자전거를 씹는 형국이다
불가사리다, 자전거에 감긴 길
길이 길 잡아먹는 것 본다 경부고속도로
나는 조수석에 기대앉아 지그시
되새김질에 빠진 하마다. 청춘….
제멋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아,
잘 씹지도 않고 삼킨 길이 지금
막힌 길이 저 아가리에 깜깜 오래 질기다
재미난 장면 하나를 소개하면서 시인은 청춘의 시간들 그 아득히 지나가버린 시간들에 대해 추억하고 있다. 제멋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그 뜨거웠던 젊음의 시간들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목표도 없이 무작정 내달린 길, 맹목적인 열정으로 달려갔던 청춘의 길, 한번도 뻥 뚫린 적이 없는 감감하게 막힌 길에 대한 서운하고 아쉬웠던 시간들에 대해 뒤돌아보고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길들이 있었다. 아득한 그 길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