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 태일
물안개 고운 날은 꽃잎 속에 눈을 뜨고, 난해한 신의 지문 마흔 아홉을 인화하면, 물보다 진한 그리움이 연꽃으로 피었어
천상의 여인이면서 이슬비 같은 음계를 연주하는 여인, 지상의 꽃이기도 한 여인이 시인이 말하는 항아다. 실존적 인간이면서 그녀는 우주요 자연이다. 아름다운 여성성을 간직한 여인이다. 시인의 다른 시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이 항아라는 여인은 참으로 신성하고 아름다운 미의 표상이며 존재의 실상이다. 저만치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운 눈빛의 항아가 있다. 그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