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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

등록일 2014-10-23 02:01 게재일 2014-10-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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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 태일
너는 늘 꿈을 꾸는 천상의 여인이었지, 이슬비 젖은 음계 연주하는 꽃이었어, 발목 흰 아이들을 품으며 수채화도 그렸지

물안개 고운 날은 꽃잎 속에 눈을 뜨고, 난해한 신의 지문 마흔 아홉을 인화하면, 물보다 진한 그리움이 연꽃으로 피었어

천상의 여인이면서 이슬비 같은 음계를 연주하는 여인, 지상의 꽃이기도 한 여인이 시인이 말하는 항아다. 실존적 인간이면서 그녀는 우주요 자연이다. 아름다운 여성성을 간직한 여인이다. 시인의 다른 시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이 항아라는 여인은 참으로 신성하고 아름다운 미의 표상이며 존재의 실상이다. 저만치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운 눈빛의 항아가 있다. 그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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