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 수
풍경 소리는 하늘 아래 퍼져 나갑니다
그 소리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나는
그 속마음의 그윽한 적막을 알 리 없습니다
바람은 끊임없이 나를 흔듭니다
흔들릴수록 자꾸만 어두워져 버립니다
어둡고 아플수록 풍경은
맑고 밝은 소리를 길어 나릅니다
비워도 비워 내도 채워지는 나는
아픔과 어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두워질수록 명징하게 울리는 풍경은
아마도 모든 걸 다 비워 내서 그런가 봅니다
풍경소리를 들으며 시인은 깊은 사색에 든다. 풍경은 바람에 흔들릴 때 그윽하고 맑은 소리를 내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은 왜 맑아지기보다 어두워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이런 의문 속에서 시인은 자신의 인간적 한계를 의식하고 반성하는 겸허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깨달음의 과정을 읽으며 우리도 좀 더 비우고 낮추고 더 겸손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봄직한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