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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등록일 2014-10-22 02:01 게재일 2014-10-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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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태 수
바람은 풍경을 흔들어 댑니다

풍경 소리는 하늘 아래 퍼져 나갑니다

그 소리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나는

그 속마음의 그윽한 적막을 알 리 없습니다

바람은 끊임없이 나를 흔듭니다

흔들릴수록 자꾸만 어두워져 버립니다

어둡고 아플수록 풍경은

맑고 밝은 소리를 길어 나릅니다

비워도 비워 내도 채워지는 나는

아픔과 어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두워질수록 명징하게 울리는 풍경은

아마도 모든 걸 다 비워 내서 그런가 봅니다

풍경소리를 들으며 시인은 깊은 사색에 든다. 풍경은 바람에 흔들릴 때 그윽하고 맑은 소리를 내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은 왜 맑아지기보다 어두워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이런 의문 속에서 시인은 자신의 인간적 한계를 의식하고 반성하는 겸허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깨달음의 과정을 읽으며 우리도 좀 더 비우고 낮추고 더 겸손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봄직한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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