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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場) 풍경

등록일 2014-10-13 02:01 게재일 2014-10-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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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철 문
이거 천 원에 다 디레 가소

파장 무렵 비릿한 생선냄새 속에

아들의 얼굴이 선해서

덜컥 가슴이 젖는다

장이 파할 무렵 지나가는 행인에게 손짓하며 남은 물건을 떨이로 팔려는 여인의 초조한 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짧은 이 시에는 시인의 삶에 대한 따스한 인식이 깊이 묻혀있음을 느낄 수 있다. 겉으로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나 어린 아들 생각에 눈과 가슴이 이미 젖어 있는 장터 여인의 굴곡 많은 한 생이 눈에 잡힐 듯이 다가오는 이 시는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어떤 감동이 있다. 이게 이 땅의 거룩한 어미의 심정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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