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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호(號) 제대로 가고 있나

등록일 2014-10-08 02:01 게재일 2014-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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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득 편집부국장

이강덕 포항시장이 취임한지 만 3개월이 지났다. 참으로 세월이 유수같이 빠르다. 취임사를 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이 시장이 취임하던 그날 공교롭게도 필자 역시 포항시청을 처음 출입한 날이었다. 첫 대면에서 필자의 손을 꼬옥 잡으면서 `동기생`이라 불러주던 그의 소탈했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난 3개월 동안 이 시장은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 것이다. 그는 지난 6일 오전 시청 기자실을 불쑥 찾아와 취임 100일을 맞는 소회를 털어놨다. 그가 취임하면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을 다시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이 시장의 집무실 벽에는 국장, 과장, 계장 등 460명에 달하는 시청직원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매일 아침 들여다보고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란다. 하지만 일선 부서 일부 계장들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지난달 29일부터 각 국별로 내년도 시정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국별 업무보고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국장급 이하 과장, 계장 등은 늦어도 오전 6시반 이전에는 시청에 도착해 업무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그야말로 새벽밥 먹고 나와야 하는 강행군이다.

이 시장은 직원들에게 프로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창의적인 행정을 펼쳐 줄 것을 첫번째로 강조한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환경을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능력을 갖출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단순히 보여주기식이나 성과위주가 아닌 진정으로 시정발전에 기반이 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항상 주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일을 찾아 하기보다는 단순한 지시에만 익숙한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다고 했다.

이 시장은 현재 9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을 3층으로 옮겨 시민들의 목소리를 좀더 가까이에서 듣기를 원한다. 현 3층 희망복지지원단 사무실로 시장실을 옮겨 맞은편의 민원실로 찾아오는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게 이 시장의 복안이다.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변해야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래서인지 민선 6기 이강덕 시장이 취임하고 난 뒤 시청 직원들의 달라진 모습이라면 자신을 낮추려는 행동들이다. 그리고 많이 친절해진 것 같다. 소탈하고 겸손해 하는 이 시장의 품행을 모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주는 건 분명하다.

그가 취임하면서 추진했던 `창조도시`도 이제 막 출발했다. 꾸준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창조도시추진위원회`까지 출범시키고, 강소기업 육성과 물류산업 육성, 해양관광산업 육성, 행복기반 조성 등 4대 전략 프로젝트도 야무지게 짜 놓고 있다. 하지만 창조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민·관·학이 합심해야 창조경제를 싹트이게 할 수 있다. 도시토양부터 바꾸는 일이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 시장의 이런 야심찬 프로그램들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제 3개월을 갓 넘긴 시점에서 그의 생각과 구상, 비전들을 다 드러냈다고는 볼 수 없다. 그의 말대로 6개월까지만 지켜 봐달라는 부탁이 오히려 더 솔직하게 들린다. 지금은 그의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하나가 뉴스거리가 될지 모른다. 그래서 직원이나 시민들은 그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행정조직개편이나 인사, 그리고 앞으로 4년 동안 포항을 이끌고 갈 큰 그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취임 후 100일간의 `밀월기간(?)`이 오늘로 마감된다. “3개월은 너무 짧다, 6개월까지만 더 지켜봐 달라”고 했던 그의 말이 새삼 맘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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