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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산업 과감한 진출·이해집단 헌신적 참여` 성공 합작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4-10-02 02:01 게재일 2014-10-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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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획취재- 철강도시 포항, 도시혁신 필요하다
▲ 셰필드는 기존 문화시설이 집중된 곳을 활용해 문화공간을 창출하고 새로운 관광지로 탄생시켰다. 사진은 밀레니엄 스퀘어.

폐부지를 활용해 도시 경제를 살리고자 만든 대형쇼핑몰로 인해 오히려 도심이 쇠퇴하기 시작한 셰필드는 도심부 주요 4개 지구에 대한 도심업무기본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기반조성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01년 `도심종합개발계획`을 세우고 도심부에 문화산업과 첨단제조업을 집중 육성해 도심이 지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혁신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 같은해 도시재생 전담기구인 `셰필드원`을 출범한 후 셰필드원의 주도 하에 각 지구별 핵심사업을 구상해 구체적인 셰필드의 미래상을 제시해 나갔다.도시재생 전담기구 만들고 소매상점 육성 등 7대사업 추진

셰필드 경제 핵심 문화산업지구서 英최대 다큐영화제 개최

■ 글 싣는 순서

① 침체된 지역경제, 위기의 포항

②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재생 - 영국 셰필드⑴

③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재생 - 영국 셰필드⑵④ 지역맞춤형 도시재생의 산실 - 전북 전주⑴

⑤ 지역맞춤형 도시재생의 산실 - 전북 전주⑵

⑥ 쇠퇴한 도심, 예술로 살린다 - 경남 창원

⑦ 포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

□7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적극적 추진

셰필드는 셰필드원의 주도 하에 도심을 살리기 위한 목표와 실행기준을 우선으로 도출해 냈다. 이후 7대 핵심사업을 목표로 정하고 추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첨단산업도시 기반 조성 △소매상점 육성 △역사·문화기능 강화 △복합용도개발의 활성화 △수변공간 활용 및 재개발 △공공공간의 확충 △역세권 개발 등이다.

우선 셰필드는 지식기반형 첨단산업의 육성을 위해 시프밸리(Sheaf Valley)구역 내에 셰필드 대학교(University of Sheffield)와 셰필드 할람대학교(Sheffiled Hallam University)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E-캠퍼스를 구축했다. 또 셰필드역-셰필드할람대학-중소기업지대의 공간적 기능적 연계를 통해 신기술 연구와 생산이 연계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기업을 육성하고 대학 연구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노후한 건물이 많은 도심부의 피스가든(Peace Garden) 주변지역을 소매지구로 우선 지정하고 파게이트(Fargate) 와 무어(Moor)지구 등을 연결해 소매거리를 만들었다. 또 시청과 튜더광장(Tudor Square)주변에 새로운 복합용도지구와 연계해 이 지역을 집중 개발하기 시작했다. 공공설비를 구축했고, 버스노선을 다양화하고 트램을 도입해 유동인구를 늘렸으며 소매지구의 대부분 구간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조성했다. 또한 지구 외곽에는 건물식 주차장을 짓고 2천여대가 넘는 주차수요를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기존의 노후한 건물을 보수하고 건물을 신축해 백화점을 세우는 등 주변의 소매점을 함께 육성해 주변도시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셰필드역∼시티센터 등 도심주변은 정비사업을 통해 `골드루트(Gold Route)`라 불리며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br /><br />
▲ 셰필드역∼시티센터 등 도심주변은 정비사업을 통해 `골드루트(Gold Route)`라 불리며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기존 시설 강화해 지역명소로도 활용

아울러 도시의 역사와 문화요소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시청과 튜더광장을 중심으로 극장과 오페라하우스 등 기존 문화시설이 집중돼 있는 곳에 밀레니엄갤러리(Millennium Gallery)와 윈터가든(Winter Garden)을 만들어 도심의 문화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이 지역에 카페와 음식점을 만들고, 도서관과 공공시설을 신축해 지역적 명소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기존의 낡은 시설의 외관을 개선하고 주변에 음식점을 신축했으며, 기존의 노후한 시청 부속건물도 헐고 호텔과 복합용도건물을 지어 도심 내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했고, 이후 신규직업 창출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셰필드할람대학교 전경
▲ 셰필드할람대학교 전경

□도시재생사업의 시너지 효과

크고 작은 문화예술 기업이 자리를 잡은 문화산업지구는 마침내 셰필드 경제의 핵심이 됐고, 셰필드역·시티센터 등 도심 주변은 `골드루트(Gold Route)`라 불리며 명소로 자리잡아 더불어 관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현재 영국 최대 규모이자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해마다 개최하는 등 유럽의 문화 중심지로서 점차 부상하고 있다. 셰필드가 시행한 수많은 계획들은 저마다 유기적인 연계성을 지니고 있으며, 상호간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문화산업클러스터와 함께 연구개발, 생산, 지원 등이 체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계획들은 민간투자 유도와 도심 내에서의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삼아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도심을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 역사·문화기능 강화를 위해 조성한 밀레니엄 갤러리.
▲ 역사·문화기능 강화를 위해 조성한 밀레니엄 갤러리.

□조직 협력과 일관된 정책 추진이 성공 열쇠

물론 셰필드의 도심은 예전보다 유동인구도 늘어나고 활성화됐으나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소매점이 많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경쟁력을 갖춘 소매업을 늘려나가는 계획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지역 대학을 졸업한 유능한 인재들을 도시 내에 더 많이 유치하는 것 역시 셰필드의 남아있는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처럼 도시재생사업이 아직 진행중인 것에도 불구하고 셰필드가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것은,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과감한 진출이었던 것과 동시에 도시재생계획과 그 실행과정에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이 함께 참여하고 나아가는 것에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과 의사결정과정에 통합 및 연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조직들의 헌신적인 참여가 셰필드의 도시재생에 큰 힘을 불어넣은 원동력이었다. 아울러 지역 자원의 다양한 활용과 철저한 지자체의 분석 전략 수립, 산·학·연의 협력과 지역 마스터플랜 및 미래를 바라보는 일관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 유누스 아메드
▲ 유누스 아메드

인/터/뷰 - 英 셰필드시 도시재생과 개발팀장 유누스 아메드포항, 산업다변화 함께 주민·中企 중시해야

-셰필드시의 도시재생사업에 취약점이 있다면.

△가장 큰 취약점은 일반 소매점들이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에 비해 아직도 현저히 적은 숫자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으나, 소매점이 적다는 것은 도시 내 소비를 활성화 시키기에 어려운 조건이다.

-가장 눈에 띄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는.

△현재는 여전히 실업률이 높지만 타 도시와 비교하면 1~2% 정도만 차이가 날 정도로 많이 따라잡은 상태다. 또 눈에 띄는 성과는 황폐한 부지였던 로워 돈 밸리 지역에 많은 건물이 들어섰고, 문화 활동이 활발해졌으며 입주민이 점점 늘어난 것이다. 물론 사회보장제도로 나라에서 주는 임대아파트가 들어서 인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개인이 집을 사서 들어가는 인구도 증가했다.

-지역상인이나 주민들에게 지원되는 것이 있나.

△지역 상인들에게는 시와 나라에서 지원하는 자금 등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시에서 시행하는 사업(환경 개선 등)을 통해 유동 인구를 늘려주거나 하는 것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지원이다.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받는 정부예산이 있는지.

△예산 역시 지원 받는 것이 없다. 단, 나라에서 상업용지제한구역을 풀어주고 임대할 수 있게 만들어 그에 따른 임대수익을 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기술인력 부족을 해결하려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의 실업자를 재교육해 새로운 기술자로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라나는 세대에 기술을 가르쳐 숙련된 기술자로 노동시장에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셰필드에는 셰필드대학교, 셰필드할람대학교 등 명문대학이 있고 수많은 인재가 있다. 하지만 이들이 졸업 후에도 셰필드에 남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셰필드에서도 더 많은 인재 유치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육성하고자 노력 중이다.

-철강도시 포항에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을 다양화 시켜야 한다. 단일 산업에만 집중한다면 결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도시재생정책을 펼칠 때 지역의 주민과 중소기업을 위주로 해야 오래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은 위기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의 작은 사업을 하나하나 일으키는 것이 방법이다. 작은 비즈니스가 새로운 변화에 적응이 빠르고, 더 빨리 일으킬 수 있으며 다음 세대가 이를 받아들이기 쉬워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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