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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국민행복

등록일 2014-10-01 02:01 게재일 2014-10-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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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화 체육부장

인천아시아게임이 한창이다. `평화의 물결, 아시아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아시아 45개국에서 참가해 스포츠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 즐거운 축제의 한켠에서 스포츠의 사회적 가치가 쟁점이 되고 있어 입맛이 쓰다. 포항시는 민선 6기 출범과 조직개편안을 마련중이다. 여기에 스포츠 업무를 전담하던 체육지원과를 축소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우리사회의 스포츠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여전히 스포츠를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게임이나 놀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먹고살기 바쁜 시대를 살아오는 동안 경제적 부흥이 절대적인 가치가 됐고 또 위정자들이 스포츠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국민감정속에 남아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국민건강 증진 기능을 넘어 국민행복을 위한 필수 기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사냥본능을 갖고 있고 더 이상 사냥이 필요없게 되면서 사냥기술을 놀이와 게임으로 발전시킨 것이 스포츠이다. 현대산업사회에서 스포츠는 곧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행복조건은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영국 시사주간지의 한국 특파원인 영국인 저자 튜더가 한국의 경제발전을 주제로 한 `Korea-the Impossible Country`이란 제목의 책을 썼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란 제목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이 이러한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음에도 한국 사람들 자신은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 한국은 개인당 소득 10위에 육박하면서도 한국인의 행복감 지수는 70위, 경제수준 상위 24개국 중에서는 밑바닥인 23위, 자살률은 리투아니아와 같이 세계 1위라고 꼬집었다. 이제 한국은 그간의 성취를 자축하는 샴페인을 즐기는 마음의 여유와 더불어 부의 추구에만 골몰한 삶을 반성할 만한 때라고 결론지었다.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의 준에 비친 한국의 사회상이다. 이런 사회상을 바탕으로 국민행복론을 제기한 강연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정범모 한국행동과학연구소 회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발전과 행복`이란 주제 강연을 했다. 강연내용은 요약하면 국가발전은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최대한의 자아를 실현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다른 말로 국민 행복조건이라고 했고 이는 건강, 화목한 인간관계, 선행, 보람있는 일에 몰입하기 등이라는 해답도 제시했다. 그는 이를 실현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스포츠 활동을 꼽았다. 스포츠 활동은 몸의 건강증진뿐만 아니라 사고력 등 지적 활동을 활성화해 주고, 스트레스해소, 불안증 완화, 우울증 해소, 주의집중력 증지, 각종 증독증 치유 등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현대 의학은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병에 걸린 뒤 치료를 하는 것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병에 걸려 치료약을 주는 보건복지보다 평소 운동을 즐기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체육시설을 늘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의학계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성인병의 주범으로 과도한 영양섭취에 반한 운동부족을 지목하고 있다. 치료법 역시 이구동성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주문한다.

스포츠활동은 더 이상 `안해도 그만`인 일이 아니다. 체육부서를 다른 부서와 통합해 기능을 축소하는 일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 스포츠는 현대인들의 건강증진 및 의료복지사업이자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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