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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인간에 대한 이해

등록일 2014-10-01 02:01 게재일 2014-10-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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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용 미
나는 북쪽을 선호한다

한가지 色에 깊이 들어앉은 다른 색을

발견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에 대해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일은 가능할까

나약한 존재를 자극하는 섬세한 색의 변화를

그 미묘한 느낌의 일렁임을

문장은, 너를 낚아채고야 말았구나

너를 지탱해주고 변화시키고 다른 세계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순간들

한 번 겪고 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 자리를

풍경의 비밀이 북쪽에 있는 것 같아 북쪽을 선호한다는 시인의 말에서 끊임없이 추구하고 열어가고자 하는 시인으로써의 자세가 읽혀진다. 색에 대한 학습의 결과를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일이 가능할까 회의하면서도 도리없이 문장으로 이것을 낚아채고 마는 자신의 운명을 쓸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풍경의 색깔을 고민하고 시의 후반부에서는 퇴고(推敲)의 고뇌가 비쳐지는 이 시는 진정한 시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겨운가를 읽을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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