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동 화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하나는 수적으로 적고 고립돼 있어서 외롭고 단독자이거나 소수자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 시인은 하나는 결코 무기력한 존재적 한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역설하면서 스스로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확산되어가고 확장되어가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꽃 하나 피어나지만 나중에 보면 온 풀밭에 꽃이 가득하듯이, 단풍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말하면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인의 목소리가 분명함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