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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꽃 피어

등록일 2014-09-22 02:01 게재일 2014-09-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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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동 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하나는 수적으로 적고 고립돼 있어서 외롭고 단독자이거나 소수자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 시인은 하나는 결코 무기력한 존재적 한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역설하면서 스스로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확산되어가고 확장되어가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꽃 하나 피어나지만 나중에 보면 온 풀밭에 꽃이 가득하듯이, 단풍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말하면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인의 목소리가 분명함을 느낀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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