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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축을 꺾다

등록일 2014-09-15 02:01 게재일 2014-09-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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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신
(….)

그래서 매일 아침 신발장에 가지런히 숙이고 있는 뒤축을 쳐다보면 여간 흐뭇한 게 아니다

뒤축 뭉개져 비로소 내 발에 딱 맞는 신발처럼, 나는 뭉개지면서 생활의 방편을 구할 줄 안다. 아예 밑창과 딱 붙어서 한 몸이 될 수만 있다면 내 생활에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

신발의 뒤축을 꺾는 습관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는 습관, 더하여 보는 발견의 습관을 솔직하게 토로하는 재미난 시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뒤축을 닮은 자신의 처세술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시인의 반어적인 표현에 다가가 보면 비슷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여 미소짓게 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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