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잎으로 상가간판 가려 영업지장 민원 잇따라<BR>인도블럭 재정비·가지치기 작업으로 예산 낭비도
포항시내 도로변에 집중적으로 심어진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대체하는 수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봄철 피부 알레르기 유발과 겨울철에 잎이 떨어져 흉물스러워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전국적인 가로수 수종 변경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남북구의 가로수는 19종 4만5천47본. 이중 은행나무가 전체 가로수 가운데 20.5%(9천235본)를 차지, 가장 많았고 왕벚나무 18.1%(8천154본), 느티나무 12.3%(5천541본), 양버즘나무 9.8%(4천415본)로 뒤를 이었다.
70~80년대만 해도 포항지역 가로수의 대명사였던 플라타너스가 하위순으로 밀렸다는 것이 특이하다.
2000년부터 진행된 전국 지자체의 가로수 교체 바람을 포항도 비켜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플라타너스는 급성장 때문에 스스로 발목이 잡힌 케이스다. 발육이 좋아 연간 최대 45㎝까지 자라는데다 잎 또한 넓어 점포 간판을 가리면서 민원이 잇따른 것.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를 대체하는 작업이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포항시도 플라타너스의 부정적인 면을 감안, 현재는 가로수목으로 식재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과거 포항시내 곳곳에 집중적으로 심은 플라타너스다.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민원이 적잖다. 포항시의 플라타너스 분포지역을 보면 총 4천415본 중 형산로터리~육거리, 포항역~남부초, 육거리~오광장 등지에 1천200여본이, 나머지는 3천200여본은 포항철강관리공단내에 심어져 있다.
대부분 30~40여년전 식재돼 가로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수형 또한 엉망이다.
특히 웃자라기만 한 플라타너스가 도심에 집중적으로 심어진 모습은 흉물스럽기까지 한 것. 여기다 플라타너스의 강한 뿌리는 인근 보도블럭을 손상하는가 하면, 매년 가지치기작업을 실시해야 하는 등 관리 예산이 만만치 않다.
특히, 나무가지에 비례해 뿌리가 뻗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가로수 인근에 매립된 각종 광케이블선 등을 얽으며 수종 교체 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상가 밀집지역인 죽도동의 한 점포주는 “플라타너스는 미관상으로 좋지 않다. 여름철 무성한 잎으로 인해 도로변 상가의 간판 등을 가려 영업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도심재생위측도 “그동안 시와 시의회에 이 문제 해결을 수회에 걸쳐 전달했지만 소식이 없다”면서 조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또 “신도시인 남구 이동과 북구 양덕동에는 플라타너스가 아닌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심으면서 도심에는 그대로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모 조경업체 대표는 “서울 등지에는 플라타너스를 뽑아내고 포항의 대표적인 이팝나무로 대체하는 작업이 현재 한창 중”이라면서 포항시가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가로수 식재 비용을 제외하고도 식재된 플라타너스 나무의 뿌리가 워낙 깊어 제거 작업에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며 “현재로선 시내 가로수 수종 교체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