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혜 전
백악기의 어느 날
쪽빛 강물이
느닷없이 뒤집힐 때
그들은 발바닥을 씻었을까
땅을 딛고 서 있는 고단함
가늠할 수 없는 그들이 울음이
맨질맨질한 백악기의 바위에
내리고
쌓이고
패이고
밥그릇만한 그들의 발자국에
내 발을 밀어 넣고 앉아
공룡의 맥박을 끌어안는다
백악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집적물은 살아있다. 시인은 울주의 천전리 공룡 발자국에서 그 오랜 시간의 흔적을, 아니 현재도 푸르게 살아 흐르는 시간을 본다. 시인의 상상력은 다분히 동화적이다. 오래된 공룡 발자국에 시인의 발을 밀어넣고 앉아 백악기의 시간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