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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정원

등록일 2014-08-25 02:01 게재일 2014-08-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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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희
내가 버려진 상자가 되는 것은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아무도 날 데리러 오지 않아도

장례식은 어디서든 시작되고 끝날 것입니다

나의 삶이란 한 줄로도 충분해서

누구든 나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나는 맨드라미 정원에 살고 있습니다

맨드라미 정원은 어디일까? 누구든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주목받지 못하는 하찮은 삶들이 모여 사는 곳이리라. 그곳은 결핍과 상처 투성이다. 그 곳에시인은 순식간에 버려진 상자로 거기 남겨진다. 자신을 한 줄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그가 얼마나 상처 입을지 얼마나 깊은 모멸감을 받을지 짐작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의 본모습을 찾기 위한 애씀이 아닐까. 자존감을 찾아나서는 시인의 대담함을 엿볼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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