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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등록일 2014-08-19 02:01 게재일 2014-08-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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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춘
나 기꺼이 돌아가리

바람 한줄기 따라

내게 남은 짧은 시간

둥글게 깨어지며 껴안으리

사방으로 세상은 둥글게 열려있고

며칠 사이

이토록 너를 가까이 느낀 적은 없다

구름밭과 가시장미 넝쿨로 뒤엉킨 길

저무는 풀잎 끝에

흰뼈의 네 몸 만져진다

나 기꺼이 돌아가리

바람 한줄기 따라

내게 남은 짧은 시간

저무는 이승 -----아,

둥글고 눈부시다!

늙고 병들어 끝내는 이승을 떠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이 당연한 진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시에서 시인은 소멸에 대한 예감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려는 삶의 겸허한 모습이 아름답게 읽혀지는 시이다. 미련 없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겠다는 중견시인의 자연스런 결의가 편안하게 감동을 주는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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