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순 례
포구의 꽃 김양은 거센 파도 밀려오는 선창에 스쿠터를 댄다
먼 바다와 맞장 뜰 일에 눈 벌겋던 사내의 어깨가
다방커피에 녹아들며 은근슬쩍 김양의 허벅지로 쏠린다
서로서로 깍지 긴 채 스크럼을 짜는 폭풍전야
아가 어르듯 말 같은 사내를 받아내고 있는 저 무릎 안장에 엎드려
나도 그만 인간적으로, 수컷이 되고 싶은 그런 날이다
태풍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포구 감포항에 서로 깍지 낀 채 스크럼을 짜는 배들이며 커피 배달을 온 다방 아가씨의 모습이 정겹게 그려지는 한 풍경을 시인은 그려내고 있다. 이 땅 어느 조그만 소읍의 포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다. 태풍전야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푸근함과 인간적인 정담이 흐르는 포구에서 시인은 쉬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