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경주`라는 백화점을 꾸준히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하다. 단골손님으로 적정 매출을 유지하면서 신규고객을 창출해 매출 신장을 이끌어 낸다는 경제논리를 적용하면 된다.
올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 패턴을 보면 학생 위주의 수학여행단은 줄어든 대신 가족 중심의 일반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다수 수학여행단은 경주를 처음 찾는 학생들로 구성된다. 이들이 자라서 경제활동을 하는 나이에 또다시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메리트`를 줘야 한다. 학창시절에 걸맞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테마파크를 확충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적지별 스토리텔링도 제공해야 한다. 또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 시설을 늘리고,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판매시설도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도 수학여행단은 지속적으로 경주에 올 것이고, 가족단위 관광·휴양객들도 두세 번이고 찾아올 것이다.
사람들이 구매 경험이 있는 백화점을 단골로 찾는 이유는 그 백화점의 상품 배치와 동선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백화점을 갔을 때보다 친근감이 들고 쇼핑을 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직원이 친절했다는 기억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경주도 왔던 사람이 또다시 찾는, `재구매`가 이뤄지는 곳으로 발돋움해야만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모든 백화점들은 매출이 많지 않은 제품도 구색으로 갖춰 놓고 때론 매출 증대를 위해 과감하게 헐값에 `미끼`상품을 던지기도 한다. 경주시와 관광공사도 늦은 감이 있지만 사적(史跡) 관광지에 요금소만 차리고 손님을 맞던 1970~80년대의 아날로그식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를 외치는 백화점식 관광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수학여행지였던 경주가 근래 들어 가족 중심의 관광객이 주도하는 관광·휴양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트렌드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다양하게 갖춰 나가야 한다.
1970년대 하드웨어(hardware), 80~90년대 소프트웨어(software)가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이었다면 2000년대의 키워드는 바로 `콘텐츠`(contents)라 할 수 있다. `콘텐츠`란 사전적으로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을 말하지만, “어떤 소재나 내용에 여러 가지의 문화적 공정을 통해 가치를 부여하거나 가치를 드높인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요즘 경주를 찾는 사람들은 사적지가 널려있는데도 “문화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 문화콘텐츠란 무엇일까? 학자들은 문화의 원형 또는 문화적 요소를 발굴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 매체에 결합하는 새로운 문화의 창조과정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경주시가 9천540억원을 투자해 2025년 목표로 추진 중인 월성왕궁·황룡사 등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은 새로운 문화콘텐츠 확충으로 매우 중요하다.
경주에는 신라의 유산인 불국사·석굴암·대릉원·분황사·첨성대·계림·황룡사지·임해전지·포석정지·남산·김유신장군묘·태종무열왕릉·오릉·문무대왕릉·기림사·경주읍성·양동민속마을·옥산서원 등 수많은 문화콘텐츠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이제 하드웨어만으로는 식상해 하는 관광객을 위해 소프트웨어 성격의 콘텐츠(외국인용 카지노·백화점 등)를 테마별로 보문단지 내에 다양하게 유치하는 전략을 써야한다.
보문단지 내에 작년 말에 동궁식물원과 버드파크가 문을 연 이후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은 새로운 콘텐츠가 경주 관광의 패턴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