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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내가 甲이다

황재성기자
등록일 2014-07-18 02:01 게재일 2014-07-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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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진현동사택 市와 구체적 협의않고 추진<br>부지매입 진전없자 불쑥 일방적 재검토 선언<br>한수원측은 “市가 딴소리”

방폐장 유치에 따라 내년 말 본사를 경주로 이전할 예정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원 주택 건립과 관련,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와 사전 논의도 없이 부지를 선택했다가 반 년이 지나도록 매입 작업에 진전이 없자 최근 일방적으로 해당 부지에 대해 재검토를 선언하는 등 본사 이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갑`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해 말썽을 빚고 있다.

한수원은 “조석 사장을 비롯해 정수성 국회의원, 최양식 경주시장, 권영길 경주시의장 등이 최근 간담회를 열고, 작년 12월 이른바 `4자업무협약`을 통해 약속한 사택 건립 부지 가운데 500가구를 건설할 예정이었던 진현동(불국사 주차장)의 경우 부지 내 국·공유지의 사업권 등 복잡한 권리관계로 매입이 어려워 다른 지역의 부지를 알아보기로 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그런데 이 부지는 작년 12월의 `4자업무협약`때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으며, 더구나 4자 모두가 합의·결정한 부지가 아닌 한수원 측이 일방적으로 지정해 매입을 추진해 오다가 6개월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자 문제를 노출시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경주시에 따르면 불국사 주차장 부지에 한수원의 사택을 짓는다는 계획은 최근 드러난 것으로 한수원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 자체 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총 8만5천950㎡(2만6천 평)의 부지 가운데 국·공유지 9천917㎡(3천평)의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난관에 부딪히자 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 회피를 위해 이처럼 `타지역 고려`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주시 측은 “작년 4자협약 때는 불국권 등 후보지가 광범위하게 거론됐을 뿐 진현동에 500, 황성동에 300, 동천동에 200가구 등을 각각 확보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최근 한수원의 발표를 보고 알았다”며 한수원의 일방적인 이전업무 추진에 불만을 표시했다.

김헌국 도시디자인과장은 “4자협약 때 진현동은 거론하지도 않았다. 당시 한수원 측이 불국사 주차장 부지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당초 사업 시행사의 국·공유지 소유권 등 문제점을 밝혔을 것이다. 엄연히 관련 법이 있는데, 한수원이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본사이전추진실 김병화 사업지원팀장은 “작년에 이뤄진 사택 후보지 선정은 한수원 측은 배제된 가운데 경주시 간부와 관련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는데도 경주시가 지금 와서 딴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해당 부지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시 측은 사택 건립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주/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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