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으니 어둡고
눈 뜨니 환하다
눈을 믿지 말아라
꽃 피니 기쁘고
꽃 지니 슬프다
생각을 믿지 말아라
마음 한번 여닫음에
세상이 뒤바뀌는 이치
각자 할 일이다
어둡고 밝음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생명과 죽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불교적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이 시는 생을 관조하는 넉넉한 마음이 시를 관통하고 있다. 연기(緣起), 인연(因緣)이라는 끈이 우리의 생에 걸쳐져 있는 것이어서 우리 각자는 지나친 욕망의 삶보다는 비우고 버리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권하는 울림이 큰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