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현
목이 타는 햇볕에도 꽃을 피우는 개망초를 보며
이제 삶을 더 사랑하기로 했다
외진 곳이나 바로 서기 불편한 곳에서도
말없이 아름답게 피는 개망초를 보며
인생을 더 긍정하기로 했다
보아라, 비탈진 산하에서는
고개 끄덕이며 사는 것들은 다 아름답지 않는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흔들리며
낮은 곳에서도 꽃을 피우는 개망초를 보며
편편한 들판이 아니라 해도
가지런한 논둑이 아니라 해도
다 받아들이며 살기로 했다
개망초는 이 땅 어디라도, 외진 곳이나 비록 서 있기에 불편한 어떤 곳이라도 꼿꼿이 서서 하얀 꽃을 피워 올린다. 어떤 어려운 여건이라도 다 견디고 긍정하며 제 삶을 살아간다. 주어진 삶과 인생을 그대로 긍정하는 이 땅의 민초들과 꼭 닮았다. 더 나은 환경이나 여건을 부러워하지 않으며 꿈꾸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주어진 환경을 숙명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해 생육하며 꽃 피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면서 활짝 생의 꽃을 피우는 이 땅의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망초꽃에서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