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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여직원, 5억6천만원 횡령후 잠적

윤경보기자
등록일 2014-07-08 02:01 게재일 2014-07-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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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모 여고 30대, 교과서 대금 등 닥치는대로 빼내<BR>후임 인수·인계 과정서 들통… 추궁 받자 종적 감춰

포항의 한 여고 행정실 직원이 수억원 상당의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횡령한 뒤 종적을 감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J여자고등학교에 따르면 행정실에 근무하던 정모(36·여)씨는 지난 2012년 말께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학교운영비와 수업료 등 5억6천411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정씨의 범죄는 최근 같은 재단인 J고교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발각됐다. J고교에 근무하다 자리를 맞바꾼 직원이 인수·인계 과정에서 학교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한 점을 이상히 여기면서 덜미를 잡히게 된 것. 정씨가 관리하던 장부에는 수입과 지출 금액이 달랐으며, 이를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억대의 학교운영비가 빠져나간 후였다.

이후 조사 결과 정씨는 이 학교의 행정 시스템의 오류를 발견하고 지난 2013년 2월 결제될 504명의 교과서 대금 3천382만원을 인출했다. 이 밖에도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통학차량비, 기숙사비, 급식비, 현장학습비 등을 닥치는 대로 횡령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5억6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챙겼다.

정씨는 또 학교장과 행정실장의 전산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따로 결제를 받지 않아도 되는 주말과 공휴일에 학교를 찾는 치밀함을 보였다.

뒤늦게 이를 눈치 챈 학교 측이 정씨를 추궁하자 그녀는 지난 4일 연가를 신청한 뒤 자신의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채 잠적했다.

학교측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행정실 직원 뿐만 아니라 교사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았던 정씨의 이같은 범행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J여고 관계자는 “현금출납부에서는 세입과 세출 등 잔액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작해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며 “또 수납 현황에는 미수납된 금액이 없었지만 징수부에는 기록하지 않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영수증을 발행하고 그날 장부 자체를 삭제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말했다.

한편, 포항북부경찰서는 7일 사건을 접수하고 용의자 정씨를 쫓고 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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