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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분발하자

등록일 2014-07-02 02:01 게재일 2014-07-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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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정 문화부장

`어머니`라는 말은 사랑과 희생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들이 어머니에게 바라는 것들을 떠올려보자.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머니를 참고 견디고, 사랑하고, 증오하는 자녀로서, 또는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없었던 남편으로서 바랐던 일들을 상기해보자. 사회 역시 어머니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어머니의 삶에서는 자녀가 중심이 되기를 요구당할 뿐, 어머니 자신의 직업이나 성공, 자녀와 남편으로부터 독립돼 자신만의 꿈을 품은 인격체로서의 정체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어머니는 이 요구들을 자신이 수행해야 할 의무로 받아들이게 되고 책임감을 느낀다. 또 그와 같은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기도 어렵다.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루이 쉬첸회퍼는 `당신은 어떤 어머니입니까`란 책에서 좋은 어머니가 되는 길을 안내한다. 그는 권력형 어머니, 희생형 어머니, 자기도취형 어머니, 애정결핍형 어머니 등 4가지 유형을 보여주면서,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올바른 길로 안내하기 등 각종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모든 어머니는 거룩하다`는 게 `어머니 신화`의 절대명제라면, 이 책은 `어떤 어머니는 거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 모든 사랑에도 어머니들은 어떻게 자녀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라는 원제에서 보다시피 이 책은 어머니가 사랑하는 `방법`을 문제 삼는다.

저자는 18살에서 84살에 이르는 자녀들 50여명과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적 어머니의 유형을 크게 넷으로 나눈뒤 `문제적 엄마`가 안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권력형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려 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뜻대로 이루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난 자녀들은 매사에 자신감을 잃고, 자신의 주장과 권익을 관철하지 못하는 대신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떠넘기는 소극적인 인간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희생형 어머니는 자신의 희생을 무기 삼아 자녀의 복종을 끌어내기 때문에 그 자녀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힘으로써 정상적인 유년기를 박탈당하며,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게 된다. 자기도취형 어머니에게 자녀란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도구로 인식된다. 이 유형의 어머니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상`을 가지고 있으며, 자녀를 자신의 생각대로 키우기 위해 폭력을 포함한 온갖 수단에 의존한다. 애정결핍형 어머니는 `어머니 신화`의 배반과도 같다. 칭찬에 인색하고 스킨십을 모르며 무관심 아니면 편애로 자녀들을 대하는 이 유형의 정말 심각한 문제는 그것이 대물림된다는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각각의 유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의 객관적인 인식, 어머니와 자녀 사이의 대화를 강조하는 한편, 아버지들의 역할을 역설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7월1일부터 7일까지는 여성주간이다.

헌법상 명시된 남녀평등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1995년 12월30일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 시행된 것을 기념해 매년 열린다. 여성발전기본법은 차별과 불이익을 감수하며 살아왔던 대다수 여성의 삶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기대만큼 여성발전에 기여했다. 그동안 정부, 비정부기구들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방안과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마련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도달해야 할 고지는 아직도 먼듯 하다.

특히 여성 문제는 종전과 같이 사회정책의 과제만이 아니라 경제, 인권, 정치, 문화, 환경 등 모든 정책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정책은 물신주의에 빠져 있는 우리사회가 상실해버린 인간성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 따뜻한 인간성의 회복은 생명을 낳고 기르는 모성에서 출발돼야 함은 물론이다.

더 많은 여성 정책을 요구하기 보다 나부터 단단히 중심을 잡아 실력을 길러가는 것, 이것이 더 정직하고 당당한 자세라는 점도 명념하자. 실력 있으면 여성도 대통령 되고 국무총리 될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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