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용 목
별이 진다 깨진 어둠으로 그어 밤은 상처로 벌어지고 여태
오지 않은 것들은 결국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그대로인 기다림으로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너는 환하게 벌어진 밤의 상처를 열고 멀리 떠났으니까
나는 별들의 방울 소리를 따 주머니에 넣었으니까
바람 불 때마다 방울 소리 그러나
나는
비겁하니까
여태 오지 않은 것들은 결국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비관적이다. 그럼에도 기다린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고 또 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이리라. 우리네 한 생이 기다림의 연속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설사 그 기다림이 부질없는 일이고, 도저히 와 닿지 못할 것에 대한 기다림이라할지라도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끝없이 기다린다는 것. 그게 인생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