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정 옥
햇볕 좋은 날이면 볕도 아깝다며 이불 홑청 뜯어 빨래하셨다
그 아이 두 아이의 어미가 되고 떠나보내는 일이 더 익숙해진
나이 되어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어머니에게서 내팔로 옮겨진
낯익은 완장
어머니나 딸로 이어지는 모계의 서사가 중심을 이루는 감동적인 시이다.종갓집 며느리로 고단하고 힘겨운 한 생을 살다가신 어머니의 삶을 담담하게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세히 시를 음미해보면 그 행간마다 어머니의 고민과 한숨이 숨겨져 묻어남을 느낄 수 있다. 이 땅 어딘들 이러한 어머니의 숭고한 삶이 없겠는가. 아직도 이 땅 어머니들의 거룩한 완장은 도처에 많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