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 방송사 채널A의 인기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은 소비자가 잘 모르고 있던 `먹거리`에 대한 숨겨진 진실과 이면을 이야기한다. 이 프로그램은 외식업계에 만연한 불량 식재료의 사용 실태를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별히 좋은 식재료를 쓰는 `착한 식당`을 찾아내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공중파 프로그램처럼 단순 고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의 생산, 유통, 소비와 관련된 문화를 비판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매우 높은 관심과 시청률을 자랑한다.
얼마전 6월13일에는 `착한 물회`편이 전파를 탔다. 먹거리 X파일의 제작진이 전국 수십여 개의 물회 식당을 취재 한 결과 손님의 눈을 피해 주방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물회 제조 과정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님이 먹다 남겨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할 횟감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가격이 비싼 싱싱한 배를 재료로 사용하는 대신, 배 맛 나는 음료수를 사용 하거나, 정성 들여 직접 만들었다던 물회 육수의 정체는 바로 탄산음료와 첨가물 범벅인 일회용 팩이었다. 물회 판매 실태에 충격을 받은 제작진은 `착한 물회`찾기 프로젝트를 시도, 전국에 있는 수십여 개의 식당을 대상으로 꼼꼼하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졌다. 긴 여정 끝에 드디어 발견한 `착한 물회`. 그것은 바닷가 항구 도시가 아닌 내륙 도시, 대구광역시에서 발견 됐다. 물회하면 포항인데, 포항이 아닌 대구라, 의외의 결과다.
대구에 위치한 이 `착한 물회`식당의 주인은, 자연산 횟감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재료 선택부터 조리까지 모두, 주인장의 세심한 손을 거치지 않는 게 없었다. 심지어 물회 양념의 핵심인 고추장 양념, 밑반찬 원료로 쓰는 멸치젓 등등, 14년간 한 자리에서 전통의 맛을 지키며 착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장면은 바로 이 식당 주인의 아들이 나오는 장면 이었다. 식당 주인 아들은 어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신체가 불편하고, 말이 어둔하다. 그런데, 그렇게 몸이 편치 않은 그가, 항상 새벽 2시에 잠에서 깨어 경북 영덕 강구항까지 2시간 가까이 수족관 트럭을 직접 운전해 싱싱하게 살아있는 자연산 횟감을 직접 고르고 또 살펴 구매해온다. 생선을 차에 싣고 대구로 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갓길에 차를 세운 식당집 아들은, 생선을 실린 수족관의 물을 완전히 새로운 물로 교환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왜 아깝게 물을 버리고 새 물로 갈아주느냐 라고 물으니 “우리 눈에는 잘 안보이지만, 생선이 노폐물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이렇게 물을 한번 완전히 교환해 줘야 물이 깨끗해 져서, 생선이 대구에 도착할 때 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을 수 있어요. 우리는 죽은 생선은 절대 재료로 쓰지 않거든요”라 대답했다. 시간과 비용이 아무리 들더라도, 살아있는 싱싱한 생선을 공급한다는 착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착한 물회 방송을 접한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먹거리 X파일 착한물회, 한번 찾아가봐야지”, “먹거리 X파일 착한물회, 저도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착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착한 물회 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처럼, 자신의 손맛을 기대하고 식사를 하러 오시는 손님들에게 가장 신선하고 맛있고 영양가 높은 요리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착한 식당의 착한 삶의 기본이다. 그동안 이들에게도 다른 식당들 처럼 대충 대충 돈 벌고 싶은 유혹이 왜 없었겠나? 하지만 이 식당 주인은 기본을 지키기 위해 14년이란 긴 시간동안 변함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고 한다. 착한 물회 식당 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기본이 바로 설 때 이러한 작은 기본들이 모이고 또 모여 우리 대한민국은 착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착함은 바보로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