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저수지

등록일 2014-06-24 02:01 게재일 2014-06-24 18면
스크랩버튼
문 인 수
소나기 퍼붓는 날 그를 묻었다

저수지 둑길을 따라 길게 걸어나왔다

연잎, 연잎 디디며 자욱하게 쌓이는 물,

검은 우산에 몰리는 빗소리가 많다.

그리하여 건널 수 없는 심연,

누군들 이 슬픔의 집대성 아니랴,

남의 죽음 빌려 쓰고 다 젖었다

연잎마다 내리는 빗물, 검은 우산에 몰리는 빗소리는 그 포개어진 울음 속에서 슬픔을 무한정 열기 시작하고 건널 수 없는 심연을 만들고 있다. 살다보면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모티브 앞에서 이렇듯 처연하게 젖고 또 젖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