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승의 하루를 생각한다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떠나는 사람이 있다
아직은 눈물과 슬픔을 지녔으니
기다림만 남기고 모두 쓸었다
해가 서산으로 어지간히 기울었다
곧 밤하늘에 새별이 돋으면
누군가 그 사람도
기다리며
나처럼 마당을 쓸까
필자가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바로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이셨던 손병현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이제는 교직에서 은퇴하셨지만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써오신 시인은 이 시에서 생의 후반부에서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회한에 젖어있다. 끝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는 깊은 통찰력이 스며있다. 밤하늘에 새별이 돋으며 누군가 그 사람도 누군가를, 무언가를 기다리며 마당을 쓸것이라는 이 시의 마지막에서 눈시울이 붉어짐은 무슨 까닭일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