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만 수
두들기고 찢고 열어 젖히는가
그 안에 것은
또 다른 안에 것을 품고 있는 것이어서
아름다운 한 태를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고운 이름 꼭
간직되어야 하는 것을
열지 마라
잠그지 않은 것이니 열지 마라
문 안의 붉고 하얀 꽃잎을 찢어
시궁창에 버리는 너희들아
문 밖 목련꽃등 우련히 밝은데
잠그지 않은 문이니 열지 마라
열지 마라 너희들아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무자비한 폭력에 끌려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어린 생명들이 많다. 실로 가슴 아픈 일이다.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세상을 환하게 밝혀줄 고운 생명들이다. 비정하고 잔인한 세상을 향해 그래도 문 밖에는 목련꽃등이 우련히 밝은데 끝내 돌아오지 못하는 이 땅의 가엾은 어린 생명들이 있다. 부끄럽고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