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기 철
거짓 마침표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신도림역은 죽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바다로 가는 길을 잃을까 두려워하며 철로에 담배 꽁초로
눕고 싶어한다.
신도림역은 세상의 중간에 있지만 끝에 서 있고, 쉼표이지만
마침표들의 아우성에 짓눌려 있다. 신도림역 위와 아래에서 사람들은
다각형 인생을 짜며 바다를 그리워하며 또 하나의 철조망에 갇혀 있다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서 갈아타야하는 중간지점에서 현대인들의 어떤 한계를, 그 슬픈 실존적 아픔을 묘파해내고 있다. 힘겹게 목적지에 이르기보다는 편안하게 중간에서 내려 쉬고 싶은 것이 현대인들의 솔직한 심리인지 모른다. 그 곳이 신도림역으로 표현된 공간이다. 중간이면서 끝이라는 표현의 의미가 깊이 가슴에 새겨진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