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까워진 적 없는
사랑이 있다
매일 한 번씩 캄캄해지는
사랑이 있다
이 시는 사랑의 대상에 이르지 못하는 좌절이나 슬픔에 관한 것으로 읽힐 수 있으나 시인은 그것을 초월하고 있다. 이 시에는 자기 파괴와 소멸을 향한 가능성으로서의 삶의 염원이 나타나 있다. 긍극적인 사랑의 목적은 태양에 의해 자기 자신을 한순간에 태워 사라지게 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사랑을 태양과 같이 강렬한 이미지로 처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의 이면에는 파괴의 기원이 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