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로서 물(水)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에모토 마사루 박사가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에 보면, 유리병에 물을 넣고 각각 `고맙습니다`라는 단어와 `멍청한 놈`이란 단어를 쓴 종이를 각각 붙인 후 물의 결정(結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을 했다. 그의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자를 붙여 둔 유리병의 물은 또렷하게 아름다운 육각수 결정을 만들어낸 반면, `멍청한 놈`이라는 글을 붙어 둔 유리병 물의 결정은 무질서하게 깨어지고 흐트러진 모양을 나타내었다. 에모토 마사루 박사는 이 책에서 “인간의 몸은 대부분 물로 채워져있다. 몸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의 결정체를 아름다운 육각수 모양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즉, 건강한 몸은 건강한 마음 가짐에 달려 있다”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가 비록 한 잔의 물을 마실 때에도 “고마워~, 사랑해~”라고 감사하는 맘으로 물을 대한다면 그 마음의 파동이 물에 전달돼 그 파동에 의해 육각수 결정체로 바뀔 것이며, 그렇게 바뀐 물이 결국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도 많은 물이 사용된다. 요리하는 과정에서도 위에 언급한 마사루 박사의 물의 파동 효과가 적용된다고 볼 때, 사랑의 마음을 담아 만드는 음식에 포함 된 물은 사랑의 육각수 결정체를 지녔을 것이다. 이런 물의 결정체로 만들어 진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은 곧,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필자와 연배가 비슷한 세대들은 학창 시절 도시락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꽤 많을 것이다. 학교에서 급우들과 오순도순 나눠먹는 도시락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의미 이상이었다. 각자의 어머니가 정성껏 사랑으로 만들어 주신 도시락 속에 담긴 사랑과 정을 친구들과 도란도란 나누는 시간이었다. 우리보다 선배 세대는 양은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 책과 함께 양은 도시락을 보자기에 둘둘 말아 어깨에 둘러메고 등굣길을 내달리다 보면 새어나온 김칫국물 때문에 밥은 물론이고 책까지 벌겋게 적시곤 했다. 시큼한 김칫국물 냄새는 어느덧 온 교실에 퍼진다. 겨울철이 되면 누가 먼저 석탄 난로 위에 양은 도시락을 올려 두느냐 하는 일로 미묘한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다. 그날 운이 좋아 적당한 위치에 자릴 잡으면 누룽지가 맛나게 눌고, 김치가 적당히 익는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점심 도시락은 교실안의 웃음꽃을 피우는 `행복 도시락`이었다.
일선 학교에서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의 낭만이 사라진지 오래다. 도시락 대신 급식이 자릴 잡았다. 도시락에 비하여 학교 급식이 나쁘다는 점을 이야기 하려는 것 아니다. 급식 또한 전문 영양사의 철저의 관리하에 급식을 대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영양 공급을 가능케하고 맞벌이로 바쁜 엄마들의 손길을 한 결 가볍게 하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생적이며 철저한 관리 시스템하에 급식이 이루어지다면 학생들의 영양 관리와 식습관에 대한 전문적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식품으로 인한 갑작스런 질병의 발생 또한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 급식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들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단체장이 개인적 유대관계에 의해 학교 급식용 식재료 납품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이를 감시 감독하는 기관 종사자가 납품 업체와 결탁이 되어 있다면 학생들에게 양질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급식이 이뤄졌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6·4 지방 선거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농약 급식`이다. 농약 급식 만행은 단순히 한 두푼 더 벌겠다고 음식 재료를 가지고 저지른 장난질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무섭고 끔찍한 화학 테러다. 농약 급식 문제는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끈질기게 추궁하여 해당 관련자들을 반드시 사법 처리 해야한다. 이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살인 미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