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수 향
붉은 표지의 한 권 시집이다
바다가 그 시집 펼쳐 읽는데
사방 백 리가 높다
붉어서 스스로 밝다
바다가 시를 읽는다고 표현한 시인의 발상이 재미있고 흥미롭다. 붉은 동백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지던 아름다운 섬 동백섬, 지금은 온산공단의 공해로 섬은 폐쇄되고 버려졌다. 섬에서 사람도 떠나고 새들도 떠났으며 그 상처가 깊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섬에 동백꽃은 피어나 붉은 표지를 가진 시집과 같다. 그 아름다운 시집을 바다만 그 시집을 펼쳐 읽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 시집은 피의 상처가 있어 더욱 붉게 아름답고 깊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