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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여미다

등록일 2014-06-02 02:01 게재일 2014-06-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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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양 희
비굴하게 굴다

정신차릴 때

옷깃을 여민다

인파에 휩쓸려

하늘을 잊을 때

옷깃을 여민다

마음이 헐한 몸에

헛것이 덤빌 때

옷깃을 여민다

옷깃을 여미고도

우리는

별에 갈 수 없다

비굴하게 살아가는 것을 무엇보다 꺼리며 세상살이에 휘말리면서도 진정한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하는 시인 정신이 또렷하게 드러난 시이다. 마음의 경계가 느슨해져서 세상과 타협하기도 하고, 그 틈으로 부정한 요소가 끼여들지 않도록 철저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며 여미고 챙겨나가는 시인정신이 단호하게 나타나 있다. 우리가 아무리 철저하게 자신에게 엄격하고 경건하고 엄정한 생의 자세를 견지해 가더라도 별에 갈 수 없다는 표현에서 시인은 자신의 삶의 자세에 가멸찬 각오를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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