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태 식
내 안에 시내 이루고 강 만들고 마침내 바다 되는, 수수만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원천 있다 참혹한 겨울, 봄 햇살로 밀어내고 싹
붕붕 틔워, 한 줄기 두 줄기 산지사방 휘늘어져 늘 푸른 숲 되는 내 원천
낳고 싶다 고달픈 자 병든 자여 수수만생 살아 숨쉬는 자궁에 들 듯 내
원천숲 오시라. 그대 숨 끊어놓는 거친 바람 내 원천숲 줄기로 갈아 끼워
순한 잠 재우리라. 내 안에 맑은 물 시원하게 쏟아내는 폭포같은 원천 있다
허망한.
원천숲, 폭포같은 원천…. 이것은 시인의 심미안을 뜨게 하는 생명의 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든 자연이든 이러한 원천의 힘 혹은 생명력이 농축된 어떤 강력한 힘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 시인의 인식이다. 그런데 시인은 그 힘이 있어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한계를 한탄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신 속에 시원하게 쏟아내는 생명의 폭포같은 원천이 있다. 가만히 마음의 귀 기울여보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