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나의 수미산

등록일 2014-05-29 02:01 게재일 2014-05-29 18면
스크랩버튼
정 호 승
인간의 작은 탑 하나 세우기 위해

평생 동안 다시 산을 오른다

발도 없이 손도 없이 산을 오른다

(----)

오늘밤에는 산정에 고요히 눈이 내린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작은 새 한 마리

눈 속에 파묻힌다

삶의 바닥에서 수미산의 꼭대기에 오르는 길은 번잡하고 괴로움이 산적한 번뇌의 인간세상에서 새들이 사는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에 이르는 길이다. 시인은 인간을 버리고 새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시인의 내생(生)이 될 작은 새는 너무도 또렷하게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 바닥과 산정, 인간과 새는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인식이 깊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