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주
천장에서 떨어진 빛이
유리구슬에 닿은 흰 그림자
흰 그림자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굴리며 논다
유리구슬처럼
제 알몸을 부끄럽지 않게 온전히 드러내어야지
이룰 수 있는 흰, 의 경지
검은 그림자 뒤에 저를 숨기는 불순함으로는 이를 수 없는
제보다도 더 빛보다도 더 밝은
빛그림자 그림자
흰 그림자
유리구슬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면서 천장에서 떨어진 빛이 유리구슬에 닿아 만들어낸 `흰 그림자`를 응시하고 있다. 순수함을 지향하는 시인 정신을 읽을 수 있다. 다분히 미학적이고 윤리적 순수성에 가 닿아있는 시인의 서정은 투명하고 깨끗하다고 볼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