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등록일 2014-04-30 02:01 게재일 2014-04-30 18면
스크랩버튼
이 경 림
어느날

내가 짠 날개가 겨드랑이에서 요동쳤네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끌고 위로, 위로 솟구쳤네

나, 그저 날개를 따라왔네

와서, 이녁이 되었네

이녁의 울음이 되었네

한 이레 울다 갈 날개가 되었네

이 시에서 화자는 매미다. 어떤 인연으로 푸른 호랑이가 매미가 되어 이녁의 날개가 되었고, 이녁의 울음 곧 이 지상의 울음이 되었다라는 재미난 가정에서 이 시는 출발한다. 너와 나는 모든 것이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지 모른다. 너와 나의 이녁은 저녁에서 이녁으로 뻗어있는 푸른 호랑이가 한 번 일어서는 자리이며 그 계기일 뿐이다. 인연의 덧없음이 읽혀지는 씁쓸한 시이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