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여나간다, 시간의 찌꺼기들
우우웅 아우성치며 칼질하는 면도기에
잘게 부서져 흩어진다
잘려나간다, 서러웠던 젊은 시절도
잊혀진 옛 애인의 `샴푸' 내음도
아침햇볕에 사그라져 힘없이 떨어져 내린다
면도질이라는 단순한 일상 행위에서 새로운 느낌과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시인의 끼가 놀랍다. 시인의 예민한 감수성은 시간의 찌꺼기, 젊은 시절, 엣 애인의 삼푸 냄새를 면도질과 연결시키는 데까지 이르러 우리의 잠자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재밌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