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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괴벨스

등록일 2014-04-23 02:01 게재일 2014-04-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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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김천대 교수·임상병리학과

독일에서 시작된 유명한 말이 있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 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이 말은 나치 독일에서 `국민 계몽 선전부 장관' 을 지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 의 어록이다.

괴벨스는 20세기 최악의 인물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나치 선전 및 미화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괴벨스는 선전 방법뿐만 아니라 또한 유창한 말솜씨를 갖고 있었다. 괴벨스의 연설을 한 번 들은 사람은 괴벨스를 향한 광신도가 될 정도였다. 괴벨스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정치 선전을 한 세계 최초의 인물이었다. 괴벨스의 선전 방송을 들은 당시 독일 국민들은 패전의 상황에서도 승리를 확신했었다고 하니, 사람을 선동하는 괴벨스의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괴벨스는 1922년부터 히틀러에 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로부터 3년 후인 1925년, 나치에 입당했다. 1925년 7월11일 바이마르에서 열리는 회의 전날 괴벨스는 처음으로 히틀러와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 이후로 괴벨스는 더욱 히틀러를 신봉하게 됐다. 1928년 국회의원, 1929년 당 선전 부장으로서, 새로운 선전 수단을 구사하고 교묘한 선동 정치를 해 1933년 나치스가 정권을 잡자, 괴벨스는 국민 계몽 선전부 장관, 문화회의소 총재로서 대중 여론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됐고 수많은 국민들을 전쟁에 동원하는데 성공하였다.

1939년 2차 대전은 독일의 폴란드 침략으로 발발되었는데 그 중심에도 괴벨스가 있었다. 괴벨스는 독일 국민들에게 폴란드를 향한 분노를 심어 주기 위해 언론을 총 동원해 폴란드 사람들이 폴란드에 살고 있는 소수의 독일인들에게 잔혹한 행위들을 한다고 거짓 보도하게 했다. 이 때문에 폴란드를 향한 독일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결국 폴란드는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했다.

그런데, 이러한 괴벨스식 선전 선동술이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 바로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이다. 수많은 한국판 괴벨스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주변에 몰려들고 있다.

한국판 괴벨스들은 어린 자녀를 잃은 실종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는커녕,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실종자 가족들을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에도 괴벨스식 선동방식으로 온 나라를 혼란에 빠지게 했고 국민 여론 분열을 획책한 위험한 세력들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MBN 뉴스특보에 출연한 `홍가혜'란 여성의 거짓 인터뷰를 철저히 악용했다.

홍가혜는 `민간잠수부'라는 자막과 함께 뉴스에 출연해 “정부에서 민간 잠수부들에게 약속한 장비를 주지 않는다”, “민간 잠수부들에게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며 거짓선동에 앞장섰다. 한국판 괴벨스들은 이것을 놓칠세라, 허언증 환자 홍가혜의 주장을 무조건 100%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반(反)정부 선동에 전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주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 순위에 MBN 홍가혜 인터뷰가 상위에 올라설 정도니, 한국판 괴벨스들의 선동은 극에 치닫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일부러 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SNS에 홍가혜의 거짓말을 여과없이 올리고 심지어 이러한 거짓말을 “퍼 날라 주세요”라며 국민 혼란을 획책했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처절하게 왜곡된 희망을 안겨줬고,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차가운 물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는 구조대원들에게 오히려 적개심을 품게 했다. 이들의 거짓 선동 때문에 자기 목숨을 걸고 헌신적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구조대원들과 국가가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오히려 비난을 받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거짓 선동에 의한 국론분열은 치유되기 힘든 큰 상처를 남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판 괴벨스들의 무책임한 거짓 선동은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함께 재판대에 올려야 할 악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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