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효동 서천교~김유신장군 묘역 400m 벚꽃축제길<BR>10여년만에 노점상에 도로점용허가 교통난 `부채질`
【경주】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이 벚꽃축제장이 `특혜행정`의 현주소를 국내외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현장이 아닙니까?”(충효동 주민 김모씨)
경주시 충효동 서천교에서 김유신 장군 묘역으로 이어지는 400m 도로.
최근 벚꽃이 만개하자 연일 국내외 관광객 인파와 차량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도로변에는 불법차량들로 인해 인근 충효동 아파트 단지를 내왕하는 주민들은 물론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용강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 시간이 되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다.
충효동에서 서천교를 통과하는 시간은 평소 1회 신호로 충분한데 주말이면 차량 행렬로 서천교 네거리가 마비돼 `교통부재지역`이 돼 버린다. 더욱이 학원 차량을 이용하는 학생과 부모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인근 상인, 시내버스와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지자체로 향하고 있다.
또 인근 경주여중은 이 곳에 설치된 대형 앰프 소음으로 수업에 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 경주시가 이 행사 기간 동안 이 일대에 `임시주차장`을 설치한 곳은 서천 둔치가 고작이다. 주차를 유도하는 행정력도 없어 무법천지가 되는데도 지자체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택시기사 A씨는 “이 도로 인근의 원자력환경공단 사옥 부지를 임차해 임시주차장으로 쓸 수 있고, 경주초등학교 운동장도 가능한데 도무지 경주시의 탁상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충효동 상인 B씨는 “저녁이면 도심권 주민의 충효상가 방문이 뚝 끊어졌다”고 말했다. 학부모 C씨는 “아이들이 학원 가는데 1시간이 지연돼 지각이 일쑤”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이 일대는 그동안 벚꽃 시즌만 되면 불법노점상이 도로를 점거했다. 그런데도 시는 철거 등 단속 조차 하지 않고 묵인을 했다.
더욱이 올해는 벚꽃축제기간에 노점상들로 부터 `사용료`를 받고 인도에다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도로점용허가`를 해줘 각종 의혹이 일고 있다.
경주시는 노점상 40명에게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20일간 총 62개의 부스 마다 2만6천800원을 받고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다.
취재 결과 지난 10여년 동안 경주시는 이와 같은 도로점용허가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불편까지 무시한 채 노점상에게 편의를 제공한 경위를 둘러싸고 특혜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특정 인사가 개입해 시를 상대로 인허가를 받았다는 설이 있다”면서 “관련 단체와의 부적절한 결탁 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주시 도로건설과 관계자는 “사용료는 인근 토지의 공지시가 등을 기준으로 정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