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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도랑

등록일 2014-04-01 02:01 게재일 2014-04-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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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끝 별

 다정한 두 목소리가 벌초를 한다

한번도 본 적 없어

살 나누며 살지 못한 남자와

한번도 본 적 없어

살 나누어주지 못한 아들이

서로의 목을 끌어안고 건너는

묏도랑에 물 드는 소리

벌초를 간 부자가 나란히 뒤돌아서서 오줌을 놓는 정겨운 풍경을 그리면서 시인은 그들이 함께 세파를 헤쳐가는 것을 떠올리고 있다. 그렇게 부자의 연을 이어 힘들고 어려운 인생길을 서로 도와가며 이겨 나아갈 것을 확신하는 시인의 신념이 이 시에 잔잔히 깔려있음을 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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