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속 꽃잎 겹쳐 바야흐로 피는 일 지는 일 똑같은 시오리 에움길 쉬임없이 걸었으되 길 위에는 하아, 그림자가 없다. 그러나 다시 이만치 되돌아서면 문득 머언 내 그림자 눈물져 오니 이젠 내가 나를 떠나 울어야 하리
민중시의 시대, 그 한 가운데를 뜨겁게 걸었던 시인의 따스한 서정시 한 편을 읽는다. 인생의 희로애락과 행복과 슬픔마저도 돌아보면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쓴 이 시에서 시인은 구호와 깃발을 든 출정의 시간이 아니라 울며 떠나는 성찰의 시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