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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문 건 고통의 강 건너 왔기 때문”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3-28 02:01 게재일 2014-03-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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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잠들면 말하리라`  박철언 지음  순수문학 펴냄, 172쪽
“사랑하는 일이 가슴 아픈 일 일지라도

멈출 수 없으리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가을바람 불면 그 바람 온 몸으로 맞고

바람이 잠들면

일어나 가던 길 다시 가리라

계절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언제 흔들려 내공을 쌓으랴

작은 열매가 바람에 흔들,

흔들거리면서 익어 가듯이

내 사랑도 가을바람에 붙들려

후려치는 아픔을 견뎌야 익어가리라

성숙하기 위해서 사랑은 아픈 것인가

가을이 가고 바람이 잠들면

가던 길 다시 가면서 말하리라

이 세상에 아프지 않는 사랑은 없다고

지금 여문 것은

한 때 긴 고통의 강을 건너온 것이라고

바람이 잠들면 말하리라”(박철언 시 `바람이 잘들면 말하리라`)

박철언<사진> 전 정무장관이 세 번째 시집 `바람이 잠들면 말하리라(순수문학)`를 최근 출간했다.

20여년 전부터 시인으로 활동해온 박 전장관은 `작은등불하나`, `따뜻한 동행을 위한 기도` 등 두 권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공직을 떠나 야인이 된지 14년이 되는 박 전 장관은 시인으로서도 잘 알려져 2005년 `김만중 문학상` 대상을 비롯해 2008년 `순수문학작가상`, 2013년 `세계문학상` 시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박 전 장관은 이번 시집을 통해 여러 대상에 대한 그리움의 마음을 담고 있다. 특히 사랑에 상처받은 영혼들이 그 상처를 통해 더욱 성숙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쉽고 아름다운 단어로 표현해 내고 있다.

시집에 대해 오양호 문학평론가는 “단순한 연가의 영역을 넘어서는 어떤 숭고의 색채가 시의 행간에 배어난다”며 “어휘의 절제와 압축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박영하 시인(월간순수문학 주간)은 `축하의 글`에서 “박철언의 시를 보면 감성이 따뜻한 분이구나 느낀다. 가슴을 울리는 시, 영원한 서정시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성주 출신인 박 전 장관은 제6공화국 시절 정무장관, 체육청소년부장관을 역임한 3선 국회의원으로 현재는 변호사와 대구경북발전포럼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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