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안 면
나도 너를 기다리다 세월이 갔다
너와 내가 걷는 오늘 이 길이
비록 서로 다른 길일지라도
나를 원망하지 마라
나도 너처럼
너 보이지 않는 낮은 곳에서
너를 기다리다 세월이 갔다
그렇구나
너와 내가 걷는 오늘 이 길은
서로 엇갈린 길이 아니라
어쩌면 같은 길을 너와 내가 함께
어깨동무하며 걸어온 길이다
어쩌면 같은 길을 걸어가며
함께 바라보며 가는 길이다
오늘도 나는 너를 기다린다
그동안 불화하며 흘러보낸 세월과 길이 서로 엇갈린 것이 아니라 원래는 같은 길이라는 시인의 말에 귀 기울여봄직한 아침이다. 서로 길은 다르나 함께 걸어간다는 시인의 말에는 인생을 관조하는, 삶에 대한 겸허한 통찰력이랄까 성찰이 나타난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