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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화

등록일 2014-03-14 02:01 게재일 2014-03-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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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 삼
묵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한 폭의 묵화를 보는 느낌의 이 짧은 시에는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도와 밭을 갈고 짐을 져온 소의 운명적인 동행이 편안하고 적막한 한 장의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할머니와 동고동락해온 소를 할머니는 자신의 몸처럼 아껴주고 목덜미를 쓰다듬어주고 있다. 힘겨움과 외로움을 함께해온 동반자에 대한 애정이 비록 짐승이지만 깊이 스며있는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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