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대프니 셸드릭 지음 문학동네 펴냄, 512쪽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고아 코끼리들의 엄마, 그 경이로운 날들의 기록`(문학동네)은 그녀의 가슴 따뜻하고 애틋한 회상록이다.
이 책은 더불어 데이비드 셸드릭과 함께한 밀렵 근절 및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활동, 동물들의 인간적 측면, 동물 고아들의 야생 복귀를 위한 양육과정 등을 다룬 책이자 남다른 길을 걸어온 한 여성에 대한 초상이다.
그녀는 수많은 동물 고아들과의 놀라운 관계를 이야기한다. 대프니의 첫사랑인 촉촉한 눈망울의 영양 부시, 작은 난쟁이 몽구스 리키-티키-타비, 부지런한 소길쌈새 그레고리 펙, 장난꾸러기 얼룩말 후페티, 그리고 대프니와 40년이 넘는 진한 우정을 쌓아온 거대한 코끼리 엘리너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그들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대프니와 차보 국립공원의 유명한 관리소장이던 데이비드 셸드릭과의 아름답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프니가 다방면에서 성과를 이루기까지,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 트러스트를 설립하고 나이로비 국립공원 내에 고아 탁아소를 세워 지금까지도 계속 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두 사람의 깊고 열정적인 사랑과 자연의 모든 것에 대한 데이비드의 탁월한 통찰, 그리고 데이비드의 때 이른 비극적인 죽음이 있었다.
이 두 사람의 밀렵 근절 및 케냐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지난한 활동과, 동물들의 인간적 측면과 교감하는 능력, 동물 고아들의 야생 복귀를 위한 양육과정을 다루는 이 책은 따스함과 유머로 활기가 넘친다. 케냐의 다양한 야생동물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해, 오랜 세월에 걸친 관찰, 올바른 사육법과 우유 조제법을 완성한 선구적인 노력으로 코끼리와 코뿔소를 비롯해 수많은 동물을 죽음에서 구해낸 저자의 눈물이 고스란히 담겼다.
대프니 셸드릭은 케냐의 자연과 야생동물을 사랑하며 그들와 함께 살아가고, 반밀렵 활동을 하며, 고아가 된 야생동물들을 돌보고 다시 야생으로 복원시키면서, 인간에 의해 절멸로 치닫던 케냐 야생동물 역사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온몸을 바쳐 헌신한 여인이다. 단지 야생동물 전문가나 활동가 혹은 투사로써가 아니라 고아가 된 야생동물들의 엄마가 되어 그들과 가족의 사랑을 나누는 방식으로써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가 동물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남다른 재능을 가져서만이 아니라 바로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감정과 똑같은 감정과 개성을 가지고 있음을 오랜 시간을 거쳐 배우고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그들의 본능과 감정을 존중하고 사랑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