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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

등록일 2014-03-05 02:01 게재일 2014-03-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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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김천대 교수·임상병리학과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까지 최고의 인기몰이에 성공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최근 막을 내렸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이렇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쯤, 외계에서 도민준이란 남자 외계인이 지구로 내려온다. 그는 한 소녀를 만나고 그 소녀는 도민준을 대신해 죽게된다. 그로부터 400년 동안 외계인 도민준은 죽지 않고 한국에서 살아가다가 400년 전의 그 소녀와 똑같이 닮은 여자 톱스타 천송이를 바로 옆집에 이웃으로 만나게 된다. 여러 복잡한 사건 사고를 통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얽히다가 서로를 좋아하게 되며 결국 여자 톱스타와 남자 외계인의 애틋한 사랑으로 이뤄지며 드라마는 해피엔딩된다.

드라마의 열풍에 힘입어 온 가족이 영천시에 위치한 보현산 천문대를 방문하였다. 천문대 연구원의 설명과 함께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목성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었다. 과학시간에 교과서에서 보던 목성이 정말 또렷하게 보였다. 뿐만 아니라 목성 주변의 4개의 위성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도 관찰할 수 있었다. 목성 주변의 4개의 위성을 제일 처음 찾아낸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인데, 1610년 자신이 만든 굴절망원경을 통해 네 개의 천체들이 목성의 위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지구의 모양이 둥글며 자전(自轉)을 하고 태양의 주위를 공전(公轉)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갈릴레이가 살았던 시절엔 지구는 평평하며 태양을 비롯한 온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천동설(天動說)을 믿고 있었다. 그 이유는 지구가 온 우주 만물 창조의 중심이란 종교적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지구를 창조한 신에게 대적하는 것으로 간주됐고 심지어 사형에까지 처해졌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고 있었고 또한 자신이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것뿐만 아니라 지구 역시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갈릴레이의 지동설에 대한 증거들은 점점 일반에게 알려지게 됐고, 교황청은 대단히 분개했으며 결국 1633년 로마의 한 수도원에서 갈릴레이의 종교 재판이 개정됐다. 목숨의 위협을 받는 강압적인 분위기속에서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는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주장이라며 공개적으로 고해성사를 했다.

하지만, 갈릴레이의 고해성사과 상관없이 지금도 지구는 엄청난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다.

당시 갈릴레이의 목숨을 위협한 교황청의 천동설 주장은 구약성경의 창세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교황청에서 성경 내용을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세기에서 이야기 하는 창조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인간이다. 창조주께서 지구가 아닌 인간을 위해 온 우주만물들을 만드셨다. 성경책 어느 곳에도 지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지 않다. 쉬운 예를 들어 보자. 비싼 자유이용권을 구매해 대관람차와 청룡열차 그리고 회전목마와 바이킹을 타기 위해 놀이동산에 입장을 했는데, 놀이동산 직원이 우리에게 의자를 주면서 놀이동산 한 가운데 조용히 앉아서 놀이기구들이 움직이는 것을 구경만 하라고 한다면 재미가 있을까? 결코 아닐것이다. 당연히 놀이기구에 직접 몸을 싣고 놀이기구와 함께 움직이며 중력을 거스르며 원심력과 관성을 몸소 느낄 때, 비로소 놀이동산의 진정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놀이동산이 이용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 진 것처럼, 우주만물 또한 인간을 위해 창조된 것이다. 갈릴레이가 실험적으로 증명한 지동설에 따라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가 자전을 하고 공전을 한다고 해서 태초의 창조의 목적이 뒤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창조의 중심은 변함없이 인간이다. 움직이는 지구는 다만, 우리가 타고 있는 놀이기구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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