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거미줄은
이슬의 벤치가 아닐까?
떠돌다 갈 곳이 없이, 쓸쓸히 앉아 있는
가을 공원의 벤치
거리줄은 이슬의,
그런 공원의 벤치가 아닐까?
흔하디흔한 거미줄, 그 사소한 존재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자상하고 따스한 존재감의 인식이다. 약육강식의 한 도구로서의 거미줄이 이슬이 잠시 머물러 제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벤치로, `가을`이라는 시간과 `공원`이라는 확대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짧은 한 편의 시 속에서 시인은 우주를 발견하고 거기에 재밌고 새로운 언어와 정서를 덧입히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