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에 김연아가 있다면 골프 역사의 첫 페이지는 단연 박세리의 이름이 거론된다. 24시간 365일 골프에만 둘러싸여 살아온 골프여왕 박세리가 자신을 계속 몰아붙이는 아버지에게 던진 말 한마디가 있다. “골프에 지쳤다. 이제 골프에서 잠시 빠져 나오고 싶다. 나는 골프가 아닌 다른 일상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 박세리의 이 말은 작금의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국을 요약해주는 한마디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진짜 해결 해야 할 문제는 이념문제, 경제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된 여가 문화의 상실이 바로 대한민국이 지닌 불치병이다. 기껏해야 폭탄주, 룸살롱, 노래방과 같은 음침한 유흥 문화를 빼면 다른 대안을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한 경쟁과 지식 기반의 사회가 요구하는 창조력과 창의성은 재미가 겸비된 여가문화에서만 창출될 수 있다. 즉,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고 성공할 수 있다. 어두침침한 곳에 숨어 죄의식을 느끼며 즐기는 빗나간 놀음이 아닌, 밝고 개방된 환경에서 다양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문화 인프라를 가진 사회가 진짜 풍성한 창조력과 경쟁력을 지닌 건강한 사회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낸 유대인의 노동 철학은 `열심히 일해라`가 아니다. 그들은 `우선 잘 쉬어라`를 강조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쉬어야 하는 안식일과 6년을 일하고 1년을 쉬는 안식년은 물론 7년씩 7번 일한 후 50년째는 법과 제도는 물론 자연까지 쉬어야 하는 `희년` 등의 휴식 철학은 세계 어느 곳에 흩어져 살든 유대인의 삶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이 있었다면 이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이 경쟁력을 지니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놀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 매우 현실 중심적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 현재를 가장 즐겁게 보내는 방법에 집중한다. 현재를 의미있고 창조적으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미래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문제 해결 능력 또한 강하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망가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려움과 역경을 즐기며 놀이로 승화시킨다. 이러한 긍정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 그들은 사생활을 즐긴다. 남들과 함께 하는 공적 시간 보다는 혼자 있는 사적인 시간에 종종 더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의 창조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한다. 그들은, 사회적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사회가 바라보지 못하는, 사회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기존 사회의 통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놀이 문화를 추구한다. 그들은 유머를 즐긴다. 심지어 자신을 희화화하며, 자기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유머를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절대 남을 비웃거나 모욕하는 유머는 삼가 한다. 유머는 자신의 놀이와 즐거움을 위한 것이지 절대 다른 사람과의 경쟁과 스트레스 유발을 위함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놀이로 성공한 그들은 자연스러움과 간결함을 좋아한다. 그들에게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은 놀이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들은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이다. 주위의 사물을, 지극히 평범한 것일지라도, 최상의 놀라움과 감탄으로 바라볼 수 있다.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작은 것에 놀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조건들에 감사할 수 있기에 그들에게 스트레스란 없다. 늘 고마워할 수 있기 때문에 늘 맘 편하게 놀 수 있고, 즐겁다. 그들은 초월적인 것을 경험하려 한다. 학문, 종교, 철학, 스포츠 등 자신이 호기심이 이끄는 대상의 정점에 다다르기를 좋아한다. 최고조에 달했을 때 초월적인 기쁨과 자유를 즐거움과 놀이로 승화시킨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러면 지금 당장 즐겁게 놀아보자!